hello, stranger?
조매실의 귀환 | Hanashi | 2014-08-01 00:16
1999년 내가 대학을 갓들어갔을 때, TO HEAVEN 으로 이름을 날리던 얼굴없는 가수가 있었다. 사실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이승환 4집에 빠져있을 때였던 지라, 이런 얼굴없는 가수에 열광할 겨를이 없기는 했다........... 만, 이때 샀던 이승환 5집 초판 3D 렌티큘러판은 아직도 집에 있지만 재생 횟수는 열손가락에 꼽을만큼 적..... 망했어요 그 가수가 조성모였고, 이런 저런 히트곡 들을 양산(?) 해내며 발라드 왕자 = 조성모라는 공식이 확고해지는 시점이었다.

그때였다. “널 깨물어 주고 싶어” 라던 초록매실 전설의 시작은...

이후로 조성모는 나락의 길을 걸으며, 정말 시원하게 망했어요 3집 수록곡 중에서 “다짐”이란 노래로 옷깃을 펄럭거려가며 나는 상남자다! 라고 강조해보았건만, 나를 비롯한 대중의, 조성모란 가수에 대한 각인은 “널 깨물어주고 싶어!” 라던 손과 발이 오그라들다 못해 영혼이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던 그 코멘트 광고의 주인공이었다.

조성모 형님, 죄송해요, 이제와서야 반성합니다만 솔직히 저는 3집에 “다짐” 노래 정말 좋아했는데 그래도 조매실이라고 형님을 까곤 했어요.

그러던 우리 매저씨(어디 프로그램에서 듣기로 매실 아저씨의 줄임말)가 JTBC 히든 싱어에 나와서 1회전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고도, 그땐 제가 어렸고 발성이 좀 다르긴 했지만 다들 너무 잘하시네요, 라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고서는. 만감이 교차했었다.


아, 그 곱디 곱던 조매실성모가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 ...어? 근데 나이가 들어도 멋있게 들었네!?



돈이 부족했던 시기였어요, 은퇴도 생각했어요, 이런 저런 뒷 이야기는 곁다리로 넘겨야겠다. 조성모라는 가수는 대중의 편견을 긴 시간의 인고로 결국 자신의 캐릭터로 재창조해낸 인물이다. 그간의 마음 고생은 본인이 아니고서야 말로 할 수도 없겠지만, 이제와서는 본인의 추억이라니 거 참... 게다가 그런 잊고 싶은 기억으로 다시 광고를 찍다니, 어지간히 본인 표현을 빌리자면, 돈이 급했나 마음 속에서 무던히도 깎이고 깎여 나갔나보다.


한 때 무뇌충, 뷁, 오이롸커, 레드 제플린이 누구에요, 같은 본인을 둘러싼 많은 루머들을 포용해낸 문보살희준이란 가수가 있었지.... 이제는 더이상 욕하지 않고 뭘 하든 잠깐이나마 욕하지 않고 “보살님 이제와서 왜...” 라며 애증의 눈빛으로 응원하듯이, 조성모란 가수도 이제는 애증의 대상이 된 느낌이다.

그러면서 나는 좀, 조성모같은 가수보다 덜 성숙한 기분이 들어 반성이 되기도 하고... 내가 이제까지 모자라다며 욕해왔던 몇몇 모자란 사람들을 보듯, 또 나보다 나이가 적어도 나보다 훨씬 잘하는 사람들이 나를 보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나는 왜 그렇게 뾰족뾰족했던가, 같은 생각도 들기도 한다. 아직 나는 철이 덜 들었나...

아무튼 조성모 형님, 그간 조매실이라고 까서 죄송해요. 형님이 무엇을 하든, 잘되든 못되든, 팬클럽 회원이라던가 그런건 아니지만 이제는 형님을 응원합니다. 화이팅!

P.S. 근데 솔직히 말해 이제는 조매실이란 네이밍이 형님의 아이덴티티같아요... 솔직히 그냥 이제와서는 그냥 귀엽(?)... 그냥 계속 그렇게 부르면 안될까요? ㅠ 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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