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stranger?
후보정, 하십니까? | photoshop world | 2008-10-17 04:55

 진을 찍다보면, 혹은 찍어주다보면 가끔 듣는다.

 

  - 우와 카메라 크네요.. 그거 막찍어도 잘 나와요...?

  - 아뇨.. 이거 카메라 진짜 안좋아요. 원본 진짜 드러워요

  - 엥.. 그렇게 비싼 카메라 쓰는데 잘나오는거 아니에요?

 

 ... 잘나온다. 미칠듯이 잘 나온다. 그런데 약간 다른 기준에서 미칠듯한 결과물이 나온다. 손 안대도 좋은 사진? 솔직히 말하자면 똑딱이가 사진이 더 잘나온다. 채도/대비 높고 알록달록 원색의 느낌이 물씬 배어나는 사진.. 그런 사진을 원하신다면.. 글쎄, 난 성능 좋은 똑딱이 카메라를 사시라고 권하고 싶다. 요즘 똑딱이들, 손떨림 보정에 각종 효과에.... 사진들 잘나오더니만. 가끔 내 사진하고 비교하면서 왜 이 모양이냐고 하는 분 계시는데... 그렇습니다. 막찍으면 똑딱이들이 훨씬 때깔나고 사진 잘나옵니다. 그런 거에요..

  

 그럼 이 블로그에 들러주신 당신께서는, 왜 그 무겁고 사진도 잘 안나오는 카메라를 쓰냐고 물어보셔야 정상이다. 죄송, 그렇게 생각안드셨다면 당신은 좀 이상한 분이십니다. 나는 내 카메라가, 후보정의 여유를 주어서 정말 좋은 원본이라고 생각한다. 결과물만 놓고 보자면 원본은 중요치 않다. 내가 바다를 보라색으로 보았다면 바다는 보라색이고, 하늘을 빨간색으로 보았다면 하늘은 빨간 색이다. 사진은 어디까지나 자기 만족의 예술이니까. 거창하게 예술을 한다고 까진 하지 않겠지만 어디까지나 사진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보았던 만큼 결과물을 만들어내면 된다. 그리고 내 카메라는 그 뒷받침을 충분히 해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jpeg 촬영은 예외. 나는 jpeg 촬영으로는 내가 원하는 만큼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자신이 없다. 초보거든.. 일단 기본적으로 디지털 네거티브, RAW 포맷으로 촬영을 한다.

 

 전에 잠깐 썼다 내린 적이 있는데, 구 소련의 감독 지가 베르토프가 한 말이 있다. 보통 키노아이 선언이라고 한다.

 

I, a machine, show you the world as only I can see it - Dziga Vertov

나는 내가 보는 만큼의 세상을 보여주기 위한 기계다. - 지가 베르토프

  래서 나는 후보정을 한다. 내가 찍은 사진의 원본을 궁금해하지 마시길. 원본은 어디까지나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내기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다시 말해 태클 반사. 후보정이 싫으면 하지 마세요. 하지만 나한테는 강요치 마시길. 왜 색을 비틀어버리느냐고 하시면... 웃지요. 그냥 본대로 만들 뿐이라고 생각해주시길. 혹시 그게 정상적인 기준에서 벗어난 시선이라고 해도 그냥 저 놈은 미친 놈이라고 혼자서만 생각해주시길. 난 어디까지나 내가 하고 싶은 사진을 하는 사람이니까.

 

  이딴 글을 쓰냐면.. 누가 태클을 걸어서..

비밀덧말